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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4일 대구 중구 반월당역 지하상가에서 신발은 벗은 한 어르신이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역대급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국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18명 급증
질병관리청은 장마가 종료된 지난달 26일 이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628명, 전체 환자의 45.3%에 달했다고 4일 밝혔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 증상을 보인다.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사병‧열탈진 등이 대표적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감시체계로 확인된 온열질환자는 1,385명(추정 사망자 포함)으로 전년 동기간(1,074명, 추정 사망자 6명 포함) 대비 29.0% 증가했다. 특히 추정 사망자는 지난 주말 동안 10명이 발생하면서 최근 5일간 14명, 총 18명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의 경우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7명(사망일 기준)이 발생하면서 기록적 폭염이 있던 지난 2018년 8월 2일(6명)보다 이른 시기 일별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이는 2011년 감시가 시작된 이래 최다 발생 기록이다.
온열질환자는 주로 남자(77.4%), 50대(20.0%)에서 많이 발생했고, 실외 작업장(31.9%)과 논밭(14.9%)에서 활동 중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시간은 15~16시(12.4%), 14~15시(10.0%), 16~17시(9.7%), 11~12시(9.6%) 순으로, 오후 2시부터 5시 뿐만 아니라 오전에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25.7%)와 경북(8.5%), 서울·경남(7.9%), 직업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20.1%)와 농림어업숙련종사자(8.2%)에서 각각 많이 발생했다.
올해 감시기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중 70대 이상 연령층은 20.4%, 지난 26일 이후에는 24.5%(154명)로 늘어났다.
고령층은 체온 상승과 탈수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기저질환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경우 체온 유지와 땀 배출을 조절하는 능력도 약해져 더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만성질환(심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이 있는 경우는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것이 좋다.
어린이‧노약자는 자동차나 집 등 창문이 닫힌 실내에 혼자 남겨두지 않도록 하며, 부득이 외출할 때에는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부탁하고,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의 건강안부를 자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야외 작업자의 경우 폭염 시 낮 시간대(12~17시) 뿐만 아니라 오전시간대(11시)에도 활동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고,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시원한 곳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며,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많이 마시지 않도록 한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는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시원하게 지내기,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는 활동 자제하기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 시에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자주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며,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다.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는 것이 온열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온열질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무더위에 직접 노출되는 야외 작업자는 물론, 더위에 취약한 노약자가 별다른 조치 없이 더위를 참다가 온열질환이 발생하거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무더운 한낮에는 야외 작업, 운동 등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시간대나 날짜를 조정하거나, 냉방이 가능한 실내 활동으로 전환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수칙을 준수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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