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LH 공공임대, 공급 절반 ‘빈 집’

김영식 / 2020-10-06 13:38:05
1년 이상 공가 전국 1만 호 달해
▲ LH가 관리 중인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이 정작 무주택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관리하는 전국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절반이 현재 비어있는 집으로 조사됐다. 특히 1년 넘도록 사실상 방치된 공가(空家)가 올해 급증함에 따라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1년 이상’ 빈 집, 1년 새 80%↑

6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건네받은 ‘전국 임대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LH가 관리 중인 임대주택 가운데 공가는 2만1,744가구로 조사됐다. 

공가는 6개월 이상 빈 집인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중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45.7%, 총 9,956가구는 1년 이상 아무도 살지 않는 빈 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5,562호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임대주택 가운데 공가 비율이 역대 최다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0.77%에 불과했던 공가율은 ▲2017년 0.93% ▲2018년 1.15% ▲2019년 1.56%를 거쳐 올해 8월 기준 2.52%까지 치솟았다. 

현재 LH가 관리하는 전국 임대주택은 지난해 84만7,794가구 대비 1.5% 증가한 86만1,014가구다. 하지만 공가는 같은 기간 무려 36.4%(1만5,933가구→2만1,744가구)나 급증했으며 특히 1년 이상 빈 집은 지난해 5,562가구보다 79%(4,394가구)나 늘어났다.

지역별 공가 현황으론 ▲경기 6,408가구 ▲경북 1,995가구 ▲경남 1,949가구 ▲전북 1,834가구 ▲충남 1,465가구 ▲충북 1,380가구 ▲부산 1,287가구 등 순이었다. 

임대주택 유형별 공가율을 보면 ▲신축 다세대 9.1% ▲행복주택 8.5% ▲매입임대 3.2% ▲공공임대 2.3% ▲국민임대 2.1% ▲영구임대 1.7% ▲기타 1.2% 순이다. 

특히 행복주택 조성 취지가 청년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의 기회 제공이라는 점에서 볼 때 지난해 4%에서 올해 8.5%까지 치솟은 공가율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공실이 많은 10개 단지 중 행복주택은 절반에 달하는 5개 단지로 최다를 기록했다. 예를 들면 경기 화성 608호 중 364호가, 전북 정읍은 600호 중 364호가 각각 비어있는 상태로, 한 단지 내 절반 이상이 6개월 이상 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높은 공실률은 관리를 담당한 LH의 불필요한 관리비 지출로 이어지고 있다. LH의 최근 5년간 공가관리 지출비용은 375억 원에 달한 가운데, 특히 올해 8월까지 공가 관리비가 140억 원을 훌쩍 넘으면서 역대 최대 지출로 기록됐다. 

LH는 공가율 급증에 대해 주택 노후화와 신규 사업지구 단지 미성숙에 따른 계약률 저하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장 의원은 “청년을 위한 행복주택이 오히려 청년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며 “공실이 되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고 공급 중이거나 공급 예정인 주택에 대해서도 청년 요구가 반영됐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초 수요조사가 잘못된 건 아닌지, 교통과 인프라 여건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정확한 원인 파악을 통해 방치된 주택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임대주택 공급 시 불필요한 지출을 가능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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