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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분기 기준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가 88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지난달 서울 한 식당 입구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이호 기자]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자영업자들이 은행 등 금융권에서 빌려간 돈이 무려 88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로 지목된 자영업자들이 사실상 빚으로 근근이 버텨온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내년 3월 대출 상환유예 기간이 종료될 경우 별다른 반전의 계기가 없을 경우 부실 폭탄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 비은행서 대출 급증…1년내 만기 상환도 70% 달해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자영업자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887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 속도(10%)보다 빠른 것으로, 2분기 증가폭(13.7%)보다도 커졌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은 3억5,000만 원으로, 비(非)자영업자(9,000만 원)의 약 4배 규모다. 업종별 증가율은 도소매(12.7%), 숙박음식(11.8%), 여가서비스(20.1%) 등 대면 서비스 부문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이들 자영업자는 은행에서 578조1,000억 원을, 비은행권에서 309조5,000억 원을 각각 빌렸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리의 비은행권 대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19.8%)이 은행 대출 증가율(11.3%)을 크게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 배경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 감소가 주 원인으로 추정됐다. 올해 10월 기준 숙박음식업과 여가서비스업의 생산지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대비 각각 89.8%, 72.8%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국내은행 개인사업자대출 기준 0.19%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이는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등 금융지원 조치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들 자영업자의 일시상환대출 비중은 45.6%, 만기 1년 이내 대출 비중은 69.8%로 각각 집계되면서 상환 리스크는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은 69.3%로, 비자영업자(55.7%) 대비 크게 높은 상황이다. 특히 환금성이 취약한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 비중(19.0%)은 비자영업자(11.7%)에 크게 웃돌고 있다.
한편 이미 코로나19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등 금융지원 종료 시점이 내년 3월로 임박함에 따라 이른바 ‘코로나 부실’ 우려가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 만기연장 종료시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소득 대비 부채비율) 변화에 대한 시산 결과, 기존 유예됐던 원리금 상환액을 추가 부담해야 함에 따라 이들의 DSR은 41.3%로, 지원조치가 지속될 경우(39.1%)에 비해 2.2%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대다수 자영업종에서 DSR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여가서비스(52.8%→56.1%, +3.3%p) ▲개인서비스(62.2%→65.9%, +3.7%p) 등에서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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