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움직임…생존학생, 존치 호소

김영식 / 2021-07-20 13:45:10
28명 단원고 학생 성명 발표…“국가적 아픔 반복될 수 있어”
▲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곳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기억공간의 존치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가운데 참사 생존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 서울시, 26일까지 철거 통보

안산 단원고 생존학생 28명은 20일 ‘우리는 광화문 세월호 참사 기억공간 철거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서울시 철거 방침에 강하게 항의했다.

먼저 이들은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은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피켓시위와 단식농성, 노란리본 제작 등 참사 직후부터 유가족과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 시민들이 불철주야 함께하며 만들고 지켜온 공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곳이 있어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 저희 친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준 많은 사람이 있었고, 이들 덕분에 생존자인 우린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또한 그 공간을 통해 생명·안전·진실이 우리 사회에서 우선돼야 한다는 사실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많은 국민들이 다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 생존학생은 특히 세월호 참사 관련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세월호 침몰의 원인,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대로 광화문 기억공간이 사라지게 된다면 세월호 참사와 같은 큰 아픔이 반복될 수 있다”면서 “그런 일이 없도록 세월호 기억공간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그날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며 “저희 친구들의 죽음이 허망하지 않도록 함께하겠다는 약속,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책임지겠다는 약속에 대한 선한 의지를 보여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5일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한 철거 시한을 26일로 못박았다. 오는 21~25일 기간 기억공간 내부 사진·물품 등 철수에 이어 26일 철거작업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유족 등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추진 뒤 기억공간의 재설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서울시는 당초 영구 시설물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존치될 수 없으며, 대신 식수 또는 표지석 설치는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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