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데칼 코마니

황종택 / 2021-11-18 13:58:35
데칼 코마니

                                  시인 최우서

허술한 틈으로 빛의 색들이 들어찼다

네가 끼어들어
내 몸은 완벽하게 너로 복사되었다

저 지독한 눈빛은 번거로운 치장 같아
소각장에 어울린다며 태워 버렸다

거울의 바깥은 늘 매끄럽고 반질했다
어둠 속에도 빛의 색들이 들어찼다

언제나 정돈된 사물로 서 있는 너
어느 밤에는 불안이 너의 반쪽
섞여서 불투명한 달빛에도 숨기고 싶은

쌓인 것을 선뜻 정리하지 못하는 옷방처럼
너무 닮아서 우리는 우리를 위로할 수 없었다.
2021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상 외
‘시산맥’ 시회 정회원
시집 <펜로즈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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