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4일 열린 전국여성노동조합 주최 여성노동자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유리천장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국내기업의 성평등 관련 지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이사회 내 여성 비중, 남녀간 급여, 근속연수 등 실질적인 내용에서 여전히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남녀 근속연수 차이 3년…급여도 男 55% 많아
KCGI자산운용이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ESG평가사인 서스틴베스트와 함께 2023년 KCGI 더우먼펀드 투자 유니버스 대상 국내 상장 주요 370개 회사(시가총액 2조 이상 149개사, 미만 221개사)의 성평등 지표를 시계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 우선 기업 내 여성근로자 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으나 이사회 내 여성 비중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근로자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평균 27.7%로 전체 임직원의 4분의 1을 넘고 있으나,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의 비중은 8.8%로 전체 임직원의 11분의 1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자산규모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여성 직원 평균 1,572명 중 여성 임원은 4.8명(3.0%)에 불과하고, 자산규모 2조 이하에선 195명 중 1.4명(0.7%)이 임원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높은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사회 내 여성 등기임원이 1명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자산규모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2022년 말 기준 96%에 이르나 자산규모 2조 미만 기업의 경우 35%에 불과해 중견기업들의 여성이사 선임이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규모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2020년 자산 2조 이상 상장법인에 1인 이상의 여성이사 선임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제도 확대 적용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미세하지만 성평등 지표의 개선추세도 감지되고 있다.
자산규모 2조 이상 기업의 여성 직원 비율은 2020년 22.2%에서 2022년 24.1%로 1.9%p 늘어났고 2조 미만 기업의 경우도 27.9%에서 29.4%로 1.5%p 늘어나 여성인력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의 비중도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5.7%에서 8.6%로, 2조 이하 기업의 경우도 7.1%에서 8.8%로 늘어나는 등 미미하지만 추세적 개선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다솜 서스틴베스트 선임연구원은 “양적인 측면의 지표는 개선되고 있으나 여성인력의 사내이사 육성 등 여성인력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기업내 성평등 제고 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대부분의 여성 등기임원이 사외 이사로 선임되고 있으며, 사내 이사로 선임된 여성은 대부분 지배주주 일가인 경우가 많아 내부적인 여성 인재 육성에 따른 여성 임원 수 증가가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결과 근속연수의 차이는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 차이는 2020년 3.2년에서 2022년 3.0년으로 다소 줄었다. 자산 2조 이하 기업의 경우 1.4년에서 1.5년으로 오히려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근속연수의 차이는 ‘남성평균근속연수-여성평균근속연수’로 계산하며 급여의 차이 및 비정규직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로 의미가 있다. 숫자가 클수록 근속연수 차이가 크다는 의미로 인재 성장 측면에서 여성의 불평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유틸리티 업종의 경우 자산 2조 이상 기업의 근속연수 차이는 2020년 4.0년이었지만 22년 3.4년으로 0.6년 줄었다. 그러나 자산 2조 이하 기업에서도 1.3년에서 1.8년으로 0.5년 정도 격차가 늘어나 업종별로 다소 등락은 있으나 대체로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재 및 제조업의 경우 자산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차이가 2.4년에서 2.5년으로 2조 미만 기업의 경우도 1.1년에서 1.0년으로 근속연수 차이에서 변화가 없었다.
여성 인력의 근속 기간 증가에도 남녀간 급여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간 급여 차이는 남녀급여비율(남성평균급여/여성평균급여)로 측정하며 업무의 생산성이나 근속 기간 등에 의해 결정되는 요인으로 근속기간, 업무 난이도, 고용형태 등에 영향을 받는 중요한 성평등 지표다. 수치가 클수록 남성의 급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총계 2조 이상인 기업의 남녀급여비율은 2020년 1.57배에서 2022년 1.55배로 미세하게 개선됐으나, 그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총계 2조 미만 기업에선 1.41배에서 1.43배로 오히려 급여 차이가 커졌다.
근속연수와 급여를 함께 살펴보면, 남녀 근속연수의 차이는 자산 2조 이상 기업은 3년 정도, 2조 미만 기업의 경우 1.5년 차이로 실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으나, 급여는 남성이 여성의 1.55배, 1.43배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규모 2조 이상의 에너지 유틸리티업종의 경우 근속연수의 차이는 4.0년에서 3.4년으로 0.6년 줄어들었으나, 급여 차이는 1.55배에서 1.54배로 변동이 거의 없었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