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느리게 걷다가 ‘작은 금강산’을 만났다

온라인뉴스팀 / 2016-06-23 14:43:21
충북 제천 가는 길…청풍호·금월봉 / 바라만 봐도 소원이 이뤄진다는 신령스러운 돌산을 지나 / 가장 넓은 호수 청풍호, ‘내륙의 바다’를 렌즈에 담는다 / 30년 전 수몰의 아픔 감춘 수려한 풍광 앞에서 짧은 힐링을 즐긴다


제천 청풍호 가는 길에서 만나는 금월봉은 바라만 봐도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령스럽다. 채석작업을 위해 흙을 파다 발견된 곳으로,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그대로 빼닮아 ‘작은 금강산’으로 불린다.
하나의 장소 두 개의 이름. 공식적인 이름이 있어도 제 지역의 아픔을 기억하겠다며 꿋꿋이 다른 이름을 부른다. 충북 제천과 충주, 단양에 걸쳐 있는 청풍호의 공식 명칭은 충주호다. 우리나라에서 만수 때 수면 면적으로는 가장 넓은 호수로 ‘내륙의 바다’라 불린다. 3개 지역 중 제천에서만 이 호수를 청풍호라 부른다. 호수를 만든 댐은 충주에 있다. 하지만 1985년 댐이 건설되며 수몰된 지역은 제천이 가장 많아서다. 댐 건설로 수몰된 면적의 60% 이상이 제천이다. 제천의 5개면 61개 마을이 댐 건설과 함께 물 아래로 사라져 버렸다. 그중 청풍면은 25개 마을이 터전을 잃었다.

30년 넘게 시간이 흘렀다.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 바뀌는 기간이다. 애환을 담은 청풍호도 어느새 유명 관광지로 변했다. 수몰의 아픔보단 수변의 풍광이 여행객의 마음을 흔들어댄다. 바라만 봐도 ‘와 좋다’란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 돼 버렸다.
충북 제천에서 차를 몰고 호수 주변을 달리면 어디서든 자신만의 청풍호를 담을 수 있다. 제천에서 청풍호를 보려고 꼭 전망대에 오를 필요는 없다. 흰 꽃들 너머로 청풍호가 펼쳐져 있다. 지금 청풍호는 수량이 많지 않아 호수 바닥의 풀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제천은 청풍호를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곳이다. 곳곳에서 각양각색의 청풍호를 담을 수 있고, 청풍호 가는 길에도 많은 풍경을 품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비봉산과 꽃단지마을이다. 풍경을 조망하려면 높은 곳에 올라야 하는데, 이 두 곳은 모두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여행객들이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을 타고 비봉산 정상에 오르고 있다.

비봉산 정상을 오르는 모노레일은 청풍호 관광모노레일로 불린다. 승강장에서 6인승 모노레일을 타고 20여분가량 산을 오르면 된다. 모노레일은 지붕만 있을 뿐 양 옆은 뻥 뚫려 있다. 승강장을 출발하면서부터 몸이 뒤로 젖혀진다. 산을 오르는 모노레일의 경사가 심하다.
누워서 하늘을 구경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놀이기구를 생각하면 안 된다. 모노레일의 속도는 매우 느리기에 겁을 낼 필요는 없다. 산바람을 느끼면서 모노레일을 타고 20여분가량 천천히 오르다 보면 정상에 이른다. 정상 도착하기 직전이 가장 경사가 심하다. 다시 한 번 하늘 구경을 한다.
충북 제천의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을 타고 비봉산 정상에 오르면 청풍호 풍경이 사방으로 펼쳐져 다른 곳보다 다양한 청풍호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비봉산 정상의 활공장 방향을 바라보면 청풍호에서 기어오는 듯한 악어 모양의 악어섬을 찾을 수 있다. 또 활공장 왼편으로는 파란 청풍대교와 멀리 빨간 옥순대교가 보인다.

모노레일이 정상에 도착해 계단을 몇 개 오르면 고대하던 청풍호 풍경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새가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비봉산은 청풍호로 둘러싸여 있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활용됐던 비봉산 정상에서는 제천 어느 다른 곳보다 다양한 청풍호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활공장 방향을 바라보면 청풍호에 사는 악어 한 마리를 찾을 수 있다. 악어 한 마리가 기어오는 듯한 모양을 한 섬이다. 활공장 왼편으로는 파란 청풍대교와 멀리 빨간 옥순대교가 보인다. 활공장 반대편으로는 시간에 맞춰 하늘로 힘차게 물을 뿜어내는 분수도 볼 수 있다. 가파른 경사를 올라왔으니 내려갈 때도 가파르게 내려가야 한다. 
꽃단지마을의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에 오른 여행객들.

꽃단지마을의 모노레일은 보는 순간 움찔할 수도 있다. 비를 막을 가림막도 없이 의자 달랑 하나다. 앞에 달린 엔진 하나가 의자 6개를 이끌고 산 정산을 오른다. 이 산은 이름이 없다. 청풍호 모노레일은 레일 주변 정리가 잘돼 있지만 꽃단지마을 모노레일은 그렇지 않다. 모노레일에 앉아 산을 오르다 보면 각종 풀들이 다리를 스친다. 뱀과 곤충도 근접거리에서 볼 수 있다.
충북 제천 꽃단지마을의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에 오르면 월악산과 청풍호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월악산 봉우리들이 누워 있는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하고 있다. 월악산 오른편으로는 청풍호가 보인다. 지금 청풍호는 수량이 많지 않아 호수 바닥의 풀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월악산 정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월악산 봉우리들이 누워 있는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하고 있다. 월악산 오른편으로는 청풍호가 보인다. 지금 청풍호는 풀빛이다. 수량이 많지 않아 호수 바닥의 풀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청풍호를 담기 위해 가는 길에는 만나는 금월봉은 바라만 봐도 소원이 이뤄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신령스럽다. 채석작업을 하기 위해 흙을 파다 발견된 곳으로,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그대로 빼닮아 ‘작은 금강산’으로 불린다.

청풍호 가는 길에는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금월봉이다. 바라만 봐도 소원이 이뤄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신령스럽다란 느낌을 받는다. 채석작업을 위해 흙을 파다 발견된 곳으로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그대로 빼닮아 ‘작은 금강산’으로 불린다. 
주위에 불빛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청풍호 위에 유일하게 빛나는 청풍대교의 야경은 보는 이를 설레게 한다. 청풍대교 옆에는 이전에 사용했던 다리인 청풍교가 그대로 서 있다. 비용 등의 문제로 철거를 하지 않았는데, 새 다리와 옛 다리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어 색다른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청풍호는 밤에도 빛을 발한다. 주위에 불빛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청풍호 위에 유일하게 빛나는 청풍대교의 야경은 보는 이를 설레게 한다. 청풍대교 옆에는 이전에 사용했던 다리인 청풍교가 그대로 서 있다. 노후화돼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비용 등의 문제로 철거를 하지 않았는데, 새 다리와 옛 다리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어 색다른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제천=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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