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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애나 시인 |
어릴 적 나와 동생은
거울을 갖고 놀던 생각 난다
거울을 방바닥에 놓고 바라보면
우린 천장 위 동굴로 깊게 빨려 들어갔지
거긴 동화 속 이상한 나라 같았지
간혹 밖에서 거울을 놓고 들여다보면
우린 구름 속으로 날아갔지
나는 새털처럼 가벼워 날아다니는 하늘 새가 되고
동생은 이불처럼 포근한 구름을 덮고 마구 뒹굴었지
따가운 햇볕을 피해 정원의 숲으로 가서
큰 거울을 들여다보면
내 얼굴은 다시 초록 세상으로 빨려 들어갔지
동화 속 신비한 집
동생은 그런 집에서
마술을 부리며 살고 싶어 했지
그런 동생이 오늘은
항암치료가 힘들다며
거울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하네
푸른 나뭇잎과 구름 속 이불을 덮고
오래오래 잠들고 싶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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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애나 시인 약력
2005년 월간 '순수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서울디지털대학 문예창작학과 학사 졸업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수료
'문학사랑' 해외문학상 수상.
시집 시크릿 가든·어머니의 향기·밤별 마중<천년의 시작> 외 다수
한국작가회의회원·한국시인협회원
현재 호주시인·호주 한글학교 지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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