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유시민 “언론, 신뢰도 바닥…오보 잘못 인정 안해”

최영주 / 2019-11-17 15:13:38
노무현재단 대경위 초청 대구 강연…시민들 합리적 선택 강조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강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최영주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언론의 역할과 시민의 역할' 주제 강연회에서 “국내 언론의 신뢰도가 바닥”이라며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위원회 초청으로 16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유 이사장은 현재 국내 언론들의 보도 행태에 관한 지적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세상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우리는 모두 경험할 수 없다. 기자들이 그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선택해서 알려준다. 언론은 그 사실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의미나 시각 등도 전해준다. 이런 언론의 역할에 과연 신뢰성은 얼마나 될까” 라며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조사한 국가별 뉴스 신뢰도를 보여줬다.

 

자료를 보여주며 “국가별 뉴스 신뢰도에서 한국은 25%로 꼴찌다. 매일 생산해서 유통시키는 기사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인 사실은 언론인들도 안다. 언론은 오보를 내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이 생긴 이유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유시민 이사장이 '국가별 뉴스 신뢰도'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언론의 역할별 중요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알려주며 시민들이 언론에게 바라는 요구는 필요한 정보 제공과 각종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 순이라면서 언론인 스스로도 정치경제사회 권력에 대한 감시 비판 견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52%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이 바라는 모든 분야에 대해 비판과 견제를 무시하고 지금 언론은 청와대를 비롯해 정치권력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재벌과 검찰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현직기자 22명을 대상으로 언론보도에 대한 불신이 큰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오보 왜곡보도 선정보도 등 품질이 낮은 수준의 기사’가 가장 높고, ‘정치적 이념적 입장에 기초한 정파적인 보도’ 순으로 나타난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언론인 스스로 진단한 결과에 동의한다. 하지만 문제는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다”라며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의 전화 통화에 대해 언급했다.

▲ 유시민 이사장이 "언론 자유는 참여정부 이후 10년의 공백기를 거쳐 지금 다시 보장되고 있음에도 신뢰도는 바닥이다"며 강연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동양대 총장에 대해 진짜 취재를 했는데 이 건으로 고발당해 특수부에 배당돼 검사가 언제 오라고 할지 모르겠다. 통지서 오면 고민하겠지만 일단 안 간다고 말했더니 어떤 방송에서 교만하다고 하더라. 안 가는 건 헌법이 보장한 나의 권리"라며 “가더라도 말을 안 하는 것도 권리다. 조국 교수가 검찰에서 진술거부권 행사했다고 비판한다. 황교안 대표는 검찰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가서 묵비권 행사했다고 당당히 말하는데 조국 교수의 진술거부권 행사에는 비판을 한다” 며 “이것이야말로 정파적 입장에 기초한 정파적 보도”라며 비판했다. 

그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는 17년 전 동양대 교수로 와달라는 제안도 있었고, 그 이후로도 계속 교류를 했는데 조국 딸 사태와 관련해 표창장 보도가 나와 취재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알릴레오' 휴식기간이라 호외를 만들기 위해 최 총장의 건강 상태도 알아보고 정경심 교수 채용 경위와, 조국 부인인 것은 알았는지, 학교에서 표창장이 나가면 대장에 기록하는지, 조국 교수 따님이 받은 표창장은 대장에 없었는지, ‘검찰이 무엇을 들고 왔나’는 물음에 ‘표창장 사본을 들고 왔다’. ‘사본에 총장님 직인이 맞냐’에 ‘맞다’고 했다고 직접 취재를 다시 강조했다. 

▲유시민 이사장이'언론의 역할별 중요성'에 대해  언론인들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강조하며 편협화된 비판에 몰두한 언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최 총장이 다른 사람과의 통화를 착각한 것인지 통화에서 한적도 없는 토끼와 거북이 대화를 종편에서는 자막으로 띄우고 해석하고 있더라”라며 종편의 보도 행태를 꼬집었다.

 
유 이사장은 또 진중권 교수의 강의에 대한 동아일보 기사를 엉터리 기사라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동아일보에 실린 '대중, 언론에 환상 요구... 유시민에 전화했더니'라는 기사에서 진중권 교수가 유 이사장에게 전화해 큰일났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다시 젊은이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나라고 묻자 유 이사장이 덮을 수 있데요라고 했다고 기사를 썼다는 것이다.

 

진 교수와 통화 내용은 조 학생이 봉사활동 왔을 때 직접 봤다. 아무개 교수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최 총장이 모르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라며 제보한 통화였다며  동아일보 기사가 나오기 전 뉴시스 기사가 먼저 나왔다며 동아일보가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했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이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를 설명하며 여러 사례를 들고 있다.

누군가가 기사를 쓰면 다른 언론이 복붙하고 SNS으로 퍼지고 유튜브 영상이 퍼지고 다시 종편 방송으로 넘어오는 이런 가짜뉴스·왜곡보도·저질기사의 메카니즘을 확인하기 위해 알려드린다며 진 교수 기사를 인용했다.


유 이사장은 “이런 진단을 보면 기자들이 다르게 해주면 좋겠다. 나쁜 의도를 가지면 그 의도를 바꾸면 된다. 품질 낮은 언론보도의 문제는 의도보다 구조의 문제다. 낡은 시스템이 문제다. 언론 소유자의 보수성향이나 특권의식 등이 작용하지만 기자들은 별 생각 없이 한다. 그래서 고쳐지기 매우 어렵다”며 “올드미디어를 쓰지 말자. 품질 낮은 물건을 만드는 회사의 제품은 안 써야한다. 그것이 해법이다”라며 강조해 말했다.


그리고 “매사에 보도가 나올 때 이것이 사실일까 생각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불특정다수를 향해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 올드미디어다. 피드백도 소통도 없다. 일방적이다. 세게 지적하면 오히려 법적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며 ”내가 쓰는 글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효과를 내는지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기자가 아니다. 고소고발이 남발이 되는 행태가 안타깝다. 최고로 못난 기자가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사람이다“라며 지적했다.


이어 “뉴미디어는 쌍방향적이다. 댓글 등 소통을 중요시 한다. ‘알릴레오’에서 노력하고 있고 그렇게 진행한다. 잘못한 점이나 오류는 바로 사과하고 정정해야 한다”면서 “김경록 PB와 jtbc와의 사실 관계 관련 보도 내용도 바로 정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김경록씨가 jtbc를 거부한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jtbc가 신뢰를 잃은 점이 안타깝다. 언론인도 사과는 명확하고 즉각적으로 해주길 바란다”며 언론인의 태도를 꼬집었다.

▲유시민 이사장이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기성언론(올드미디어)의 불신 받아 마땅한 것에 대항하려면 의심하는 태도와 함께 뉴미디어를 이용해서 기성언론에 대응해야한다. 기성언론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니 우리(시민)가 변해야 한다.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가 50% 쯤 올라온 것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언론 보도를 보고 있으면 지지율이 10% 대로 나타나야 한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상당한 의미가 있다” 면서 “미디어에 대한 불신을 깔고 스스로 정확한 사실을 찾아 나서고, 합리적인 해석의 방법을 찾아나서는 시민들의 노력, 뉴미디어와 SNS를 통해 주고받는 정보가 토대에 있기 때문에 그나마 우리 사회가 이 정도로 지탱한다”며 시민들을 격려했다.

이 후 질문과 답변 시간이 진행됐다.


한 참석자가 유 이사장에게 “검찰이 지금도 무서운가요”라고 질문하자 “나도 겁이 난다. 화이팅이 필요하다. 조국사태는 아주 큰 사건이며 여러 측면에서 연구해볼만한 사건이라고 본다. 검찰과 법원이 이번 사태로 중요한 사실을 알게 해줬다. 우리 모두는 언제든지 구속될 수 있구나라는…. 내가 이렇게 강연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검찰이 우리를 봐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 가족을 수사하듯이 털면 안 걸릴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검찰과 법원에 감사해야 한다.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며 우회적으로 비꼬았다.

▲ 강연을 마치고 유 이사장과 관람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차명거래건 등 정경심 교수에 대한 공소장을 분석 중이며 다음 주에 알릴레오에서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새는 눈이 나빠서 멸종했다. 예전에 먹이가 많을 때는 그냥 찍어서 먹으면 됐는데 환경 변화와 농약 사용 등으로 먹이가 줄어들어 사냥할 수 없게 됐다면서 공소장에 기재된 15개 혐의가 주식 또는 자녀 스펙 관련 내용이다. 15번을 쪼면 한번은 맞지 않을까. 황새는 눈이 나빠 표적사냥이 안되고 그냥 막 찍는다. 지금 검사가 하는 수사 행태가 가 황새사냥법과 같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눈 나쁜 황새를 빗대며 법무부 차관 한 분은 비디오에 나와도 못 알아본다며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상기시켰다.


“2020년 목표와 계획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사장 임기가 2021년 10월15일 까지다. 그때까지 이사장 일을 열심히 할 것이고 그 후에 전업 작가로 돌아가 글을 쓸 것이며, 개인 유튜브 방송도 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계획을 간단히 밝히고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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