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믿음

황종택 / 2021-08-27 15:13:29
시인 태종호
   믿음
                      태종호

일요일 오후
산 밑 언덕배기 학교운동장엔
나와 손자 둘뿐이다.

학교가 이다지도 조용할 때도
학교운동장이 이렇게
넓을 수도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

무료함을 달래려고 손자와 둘이서
술래놀이를 한다.
술래가 된 손자의 음성이 갑자기 다급해진다.
내가 너무 오래 숨었나보다.
아무도 없는 우주공간에
홀로 서있는 것처럼
소리쳐 할아버지를 부르고 있다.
나가서 손자를 꼭 안아 주었다.

손잡고 집에 오면서 손자가 묻는다.
할아버지는 호랑이(띠)니까
다 물리칠 수 있지?

벌도, 모기도, 도깨비도 다. 하면서
다짐을 한다.
그렇다.
나를 믿고 있는 이들에게
그 믿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을 터이다.
 
▲시인 태종호

전북 임실 출생

시인, 평론가. 언론인, 통일운동가
한민족통합연구소 대표


2017년 백두산문학 신인문학상(시)
2018년 한국불교문학 신인상(평론) 으로 등단

광복 70주년기념 ‘8천만 통일의 노래’ 작사


국민포장, 국토통일원장관, 통일부장관표창(통일부문)
대통령상, 국회의장상, 국무총리상(웅변부문) 수상


저서 시사칼럼집 <통일직설>(2018년)
태종호의 <통일기행 국내·국외>(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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