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방차 길터주기, 다함께 동참하자

오영균 / 2017-11-24 15:33:18
현청용 대전남부소방서장

▲ 현청용 대전남부소방서장

운전을 하거나 거리를 걷다가 구급차, 소방차 등이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느끼기엔 ‘누군가 아프거나, 혹은 어디에 불이 나 출동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고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아 생각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누군가’가 바로 우리 가족이 될 수도 있으며 혹은 언젠가는 내가 될 수도 있다.

119에 신고를 할 때 신고자는 가장 절박한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신고를 한다. 가장 긴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고자는 소방대원이 최대한 빠른 시간에 도착해 도움의 손길을 주기를 1분, 1초 애타는 심정으로 기다길 것이다. 소방대원들 또한 가족의 애타는 마음을 알기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사고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소방대원들의 노력만으로 빠른 시간에 도착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바로 출동을 가로막는 도로위의 교통체증 때문이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차량 대수는 2180만 대이다. 우리나라의 인구가 5200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임에 틀림없다.

어느새 부터인가 도로위의 교통체증은 당연한 것이 됐고 이는 지상파 방송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을 할 정도로 소방차량의 출동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소방차량이 긴급출동을 할 때 도로의 사정이 좋아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게 출동을 한다면 정말 이상적이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 확률은 0%에 가깝다. 운전자들의 배려가 없다면 빠른 시간에 사고현장에 도착하기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긴박한 상황, 분초를 다투는 소방차량을 우리가 운전 중, 혹은 길거리에서 마주쳐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행하고 있던 중 소방차량을 보거나 사이렌 소리를 듣게 된다면 편도 1차선 도로에서는 도로 오른쪽으로 차량을 최대한 가깝게 해 진행을 하거나 일시정지 해야 한다. 그리고 편도 2차선 도로일 때에는 소방차량이 1차선을 통해 진행할 수 있도록 2차로로 진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편도 3차선 이상일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진행 중이던 차량은 도로 흐름에 맞추어 1,3차로로 차선변경을 통해 2차선을 소방차량의 출동을 위해 비워두면 좋을 것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모세의 기적이 바로 이러한 경우다. 그리고 교차로에서 소방차량을 보거나 사이렌 소리를 듣게 된다면 내가 가려는 방향이 녹색신호일지라도 일시정지를 해 소방차량이 우선적으로 지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때로는 역주행으로 긴급출동을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만약 앞에서 역주행으로 소방차량이 출동을 하고 있다면 2차선으로 차량을 비켜주거나 차량을 일시정지 한다면 소방차량의 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소방차량의 원활한 출동을 위해 내가 서행하거나 일시정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비상깜빡이를 켜둔다면 다른 운전자에게도 위험 신호를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소방차량에 양보하는 것이 당장은 나에게 큰 불편이고 귀찮은 일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도움을 받는 사람이 우리가족, 그리고 내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운전 혹은 길을 건널 때 소방차량에 하는 사소한 양보와 배려 하나만으로도 나와 우리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크나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넓은 범위에서 보면 출동하고 있는 소방차에게 조금이라도 양보해 재난 현장으로 빠르게 도착할 수 있도록 돕는 운전자 한명 한명이 타인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주는 소방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가 도로에서 긴급출동을 하고 있는 소방차를 마주친다면 훌륭한 소방관이 돼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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