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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금통위는 경기 부진 등을 우려해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조정현 기자] 한국은행은 연 1.75%의 현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경기부진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인상된 기준금리는 두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서울 세종대로 삼성본관에 위치한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의 연 1.75%의 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올린 후 동결을 지속하다 지난해 11월 인상에 나선 바 있다.
이번 금리동결은 경기 부진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내 경제 성장을 주도한 수출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기도 나빠져 세계적인 경기 하강 우려도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25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4.6%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에서 수출도 2.2% 하락해 2017년 4분기(-5.3%) 이후 1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지난해 연간 1.5%로 물가안정목표(2%) 수준에 못 미쳤다. 지난해 12월에는 1.3% 수준에 그쳤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올해 물가상승률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세계 경기가 하강 조짐에 보임에 따라 미국 역시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 한·미간 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도 조금 줄어든 상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해 12월 금리를 연 2.25~2.50%로 인상했으나 올해 예상 금리인상 횟수도 당초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한·미간 금리차는 현재 0.75%포인트로 미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금리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은으로서는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한 셈이다.
이번 금리동결은 시장의 예상과도 맞아 떨어져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9%가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어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남아있어 하반기에는 한은이 금리인상 카드를 고려할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10월에는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금리인상이 아직 종료됐다고 보기 어렵고 금융불균형 완화 차원에서 금리인상 주장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