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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강 이동환 풍수원전연구가 |
그런데 풍수지리학을 강의하다 보면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은 “그토록 좋은 명당이라면 지관들의 조상이나 잘 모셔 부귀영화를 누리고 출세하지, 왜 남의 조상 묘를 점지하는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는다. 풍수의 기초 인식이 부족한 사람에게 설명한다는 것은 우이독경(牛耳讀經)이지만, 한마디로 개괄하자면 땅 팔자와 물 팔자, 사람 팔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즉 명당이란 주인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돈 많고 권세를 누린다 해도 때가 맞지 않고, 적선(積善)이 없는 사람에게 명당자리 잡아줘도 믿지 않으며, 명당에 결지했다 하더라도 땅이 거부하는 이변이 발생한다고 한다. 어찌 보면 종교와 흡사하다.
그 좋은 예가 매국노 이완용(李完用) 묘이다. 개인 영달만을 추구한 그는 1926년 비밀리에 신후지지를 전북 익산시 낭산면 성인봉 중턱에 잡아두었다. 장례는 마치 국장을 치르듯 했지만, 무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진짜 묘는 엉뚱한 곳에 써놓고, 가짜 묘는 3~4군데 만들어놓았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매국노라는 국민감정이 부관참시(剖棺斬屍)를 두려워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후손은 이 땅에 살 수 없어 1979년에 파묘해 화장함으로써 사라졌다. 그 후손들은 어디를 가더라도 ‘매국노 후손’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어 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화장으로 마무리했다. 파묘 현장엔 낭산면 면장과 경찰관이 입회했는데 목렴(木廉)으로 시신을 감고 있었다고 한다. 그의 유골은 화장되어 인근의 장암천에 뿌려졌고 관 뚜껑은 원광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오다 가족의 요청으로 이것마저 모두 없애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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