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의 자세
시인 임 경 묵
잡풀 우북한 대문에 누룩뱀이 똬리를 틀고 있다
마당은 풋콩처럼 불안하다
초록의 사마귀가
섬돌에 앉아
발음기호만 남은 처마를 올려보다가 담장 너머로 천천히
날아간다
종일 빈방에
버려진 납 활자처럼 누워있던 폐병쟁이 어둠이
무연히
마당의 적막을 엿듣다가
또,
밭은기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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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약력
경기 안양 출생, 2005「소래문학」으로 작품활동, 2008「문학사상」시부문 신인상, 수주문학상, ‘17김만중문학상 수상대산창작기금선정, 시집: 『체 게바라 치킨집』 (시인수첩, 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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