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제 항구언 건설…거센물살 ·모래·갯벌 사라져

김명진 / 2021-12-27 16:05:01
서해해경청 응급환자 800여명 이송
목포지역 줄고 완도·여수지역은 증가
 ▲ 율도 동쪽 해안의 풍광. 목포대교의 주탑이 보이고 있다.(사진=서해지방해양경찰청)

 

[세계로컬타임즈 김명진 기자] 율도는 목포시 북항에서 직선거리로 6km 가량 떨어진 목포시의 부속 섬이다. 서북쪽으로는 신안군청이 소재한 압해도가 자리하고, 남쪽으로는 달리도가, 그리고 서쪽으로는 신안군의 팔금도와 암태도 등이 위치한다.


이 같은 지리적 환경으로 율도와 달리도 사이의 바다에는 인근 섬을 항해하는 여객선과 차도선의 운항이 잦다. 하지만 율도에는 하루 4차례만 차도선이 운항된다. 그것도 바다 건너 지척인 북항이 아닌 목포 앞선창에서 출항한다.

이 배는 달리도를 거쳐 장산도를 들른 다음 율도선착장에 도착한다. 때문에 차도선을 이용할 경우 섬에서의 이동 경로까지 포함해 1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이런 이유로 바다 건너 북항과 마주하고 있는 금수마을(율도2구) 주민들은 차도선 이용보다는 자신의 낚싯배 등을 활용해 목포에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바로 저기가 북항입니다. 선착장은 이 산 너머에 있고요. 우리 배로 직접 가면 북항까지 길어야 10분입니다.”

금수마을에 거주하는 김야래(80) 할머니와 임정자(65·율도2구)씨는 나이든 분들이나 차를 가지고 나갈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신의 배로 목포에 볼일 보러 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 선박이용은 1970년대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현재와 같은 성능이 좋은 배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바다의 물살이 매우 거셌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들고 날 때면 ‘웅웅’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물살이 거셌어요. 이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어렸을 때는 밤에 자다가 자주 깼고 그 때는 정말 무서웠던 기억이 납니다.”

율도 토박이 이남열(68. 율도 1구 거주)씨는 “밀물 때보다는 썰물 때에 소리도 크고 물살도 더 셌다”고 말했다. 그런데 70년대 이후 영산강 하구언이 생기고 해남에 금호방조제가 건설되면서 거센 물살이 잦아들었고 섬에 많던 모래와 갯벌도 사라졌으며 수위만 2m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현재 율도에는 1구와 2구 등에 주요 선착장이 있으며, 목포 간 차도선은 1구 선착장에서 운항된다. 나이든 주민들은 이곳 선착장을 ‘양귀미’ 선착장이라고도 부른다.

“본래 선착장은 이곳이 아닙니다. 50여 년 전에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고 목선이 다닐 때는 하루 2번 목포행 배가 있었습니다.”

토박이인 조영복(80·율도 2구 거주) 할아버지는 옛날 선착장은 현재 위치에서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1백여m 가량 떨어진 해안에 있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조류도 거세고 비좁아 현재의 위치로 이전됐다고 한다.

현재 율도 주민의 절반가량은 지주식 김양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70년대까지도 율도의 주업은 농사였고, 주민 대부분은 보리와 감자(고구마)를 주식으로 먹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이 보리도 귀해 이웃에게 1가마 빌리면 다음 곡식철에 2가마로 갚는 ‘쎄거리’제를 활용해 연명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남열 씨는 그만큼 보리는 귀한 곡식이었기에 50년대 후반에는 이 보리에게 줄 거름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섬 주민들은 목포에 나가 인분을 수거했고, 이를 배에 실어와 밭 한구석에 구덩이를 파 보관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곳 율도와 신안군 압해도 및 달리도~해남 화원반도를 잇는 연륙교 건설이 예정돼 있으며, 이 다리로는 국도 77호선이 지나게 된다고 한다.

한편, 서해해경청(청장 김종욱)은 당사도 주민들의 해양안전과 정주여건 제고에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2일에는 70대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구조정을 긴급 출동시켜 이 할머니를 북항으로 긴급 이송하기도 했다.

서해해경이 이처럼 올해 들어 긴급 이송한 섬 주민 등은 12월 하순 현재 8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많은 편이다. 응급환자 이송 건수는 목포해양경찰서(350여명), 완도해경서(210여명), 여수해경서(170여명) 순으로 많으며, 목포지역은 다소 줄고 완도와 여수는 증가했다.

▲ 율도주민들의 먹거리에 도움을 준 율도성당. 현재는 인구수 감소 등으로 성당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성당 한쪽에는 마치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기원하듯 성모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명진

김명진

뉴스, ESG, 지방자치, 피플, 오피니언, 포토뉴스등 기사제공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