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분명한 nothing

홍윤표 / 2021-11-24 16:27:55
시인 이 자 규

분명한 nothing

                시인 이 자 규

 

 

달에서도 안개비 눈 먼지가 내린다는 보도에 역병 창궐한

바이러스가 눈웃음 짖는 시대

 

어머니 물동이 안의 동동 개똥참외들은 사라지고

주렁주렁 조롱박꽃 두레박질의 늙은 등나무가 지켰던

우물물 물줄기는 후원의 대밭 골에서 죽었다

아무것도 아닌 분명한 것이

측간 , 성주 , 쟁기질도 몰아냈다

 

대밭 골 웅덩이에 별이 총총

사립 밖 도랑물의 몽돌 길은 어느 별자리로 갔을까

잡신 좇을 금줄 씌웠던 기우제는 옛 신라 알영정을 불러야 할 일

달이 뜨면 몽돌 깔린 옥샘 물을 어두워지도록 보고 있었다

 

신인류라는 괴물이 와서는 까까머리 정수리에 앉은 쇠똥을 긁어 

별의별 세상에다 풀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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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규 시인

2001<시안> 등단 

시집

<우물 치는 여자>

<돌과 나비>

<아득한 바다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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