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국내 경기 우려…한은, 기준금리 ‘동결’

이배연 / 2019-02-28 16:46:33
경기지표 부진·실업문제 등 체감경기 나빠…美 금리 관망세도 한몫
▲ 한은은 28일 금통위를 열고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통위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이배연 기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째 1.75%를 유지하게 됐다.


한은 금통위에 따르면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현재의 연 1.75%의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연 1.50%에서 0.25%포인트 올린 후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동결한 것이다.


이번 금리동결 결정은 국내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현재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각종 경기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산업활동 동향을 볼 수 있는 생산·투자·소비가 지난달 석 달 만에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미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8개월째 내림세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를 나타내는 두 지표가 8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심각한 실업문제 역시 부담이 됐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122만4000명으로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취업자수 증가폭도 1만9000명에 불과해 ‘고용 쇼크’가 지속됐다.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0.8%로 1년 만에 다시 1%대 아래로 내려갔다.


부진한 경기와 물가 여건을 감안했을 때 한은이 금리를 올릴 이유는 없었던 셈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역시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금리 인상에서 관망세로 돌아선 만큼 한은이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 현재 역전된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의 금리동결은 이미 예견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18일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0%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권에선 올해 안에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모두 하향 조정된 가운데 민간소비·투자·상품 수출입 등 모든 부문에서도 전망치가 조금씩 하향 조정돼 올해 금리 동결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론 마저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마무리될 경우 한은이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하론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긋고 나섰다. 아직 금리인하에 나설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 상황이 1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흐름이고 금융안정 상황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금리인하를 검토해야 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재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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