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거친 입’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친분이 있는 황씨가 임기 3년의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돼 전문성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예비후보들까지 이를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초 발단은 이낙연 캠프에서 황교익 씨에 대해 주로 맛집 관련 업무를 해왔음을 환기, 경기도관광은 평화 관광이 제1의 핵심적인 목표임에 비춰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황씨가 일본 음식에 대해선 높이 평가한 반면 한국 음식은 아류라는 식의 멘트를 적잖게 했다며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다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이에 황교익 씨는 자신에게 ‘친일 프레임’을 걸어 공격한 이낙연 캠프에 대한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경기도의회 청문회(30일)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고 금도(襟度)에 벗어난 발언으로 대웅했다.
여론의 일반적 평가는 이 전 대표 캠프가 황씨에 대한 정확한 근거 없이 친일 프레임을 씌운 건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고 네거티브의 전형으로 비판받고 있다. 하지만 황씨가 논란 반박 과정에서 막말 대응은 민주당 전체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여긴다. 관건은 수습의 향배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경우 여론 악화는 이 지사뿐 아니라 민주당 전체로 옮겨질 수 있다는 점을 잘 헤아려야 한다며 이재명 지사에게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정세균 전 총리의 말이 아니라도 황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은 적절치 않다. 보은 인사라고 하겠다. 이 지사와 개인적 친분을 쌓아온 황씨는 그간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두고 '이해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지난달 30일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빈민의 삶으로 그 주변에 욕하고 거칠게 사는 사람들이 많고 거친 삶, 그런 환경 속에서 살게 되면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집어넣게 돼 있다고 이 지사를 옹호하기도 했다.
전문성도 의심받고 있다. 예컨대 황씨는 근래 떡볶이를 정크 푸드라며 ‘학교 앞 금지 식품’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황씨는 불과 한 달 전 이 지사와 추억의 식품이라며 떡볶이 먹방을 선보인 바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올해 사장직을 공개 모집하면서 예년과 달리 '관련분야 경력'을 응모자격에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를 염두에 둔 ‘위인설법’이라는 비판을 받는 배경이다. 경기관광공사는 특수성을 가진 공공기관으로 전문성이 우선돼야 하는 곳이다. 황교익 씨가 거친 입을 닫고 자진사퇴하거나, 이재명 지사가 내정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시비곡직을 떠나 우리 사회에서 막말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진영을 떠나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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