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제시 벽골제 탑문 '욱일승천' 글귀, 제막식 직전 수정

조주연 / 2018-06-17 20:22:28
'욱일승천' 표현, '승승장구'로 재각인
▲ 전북 김제시 아리랑문학관 잔디광장에 세워질 예정이였던 '욱일승천'이란 표현이 각인된 탑문.

▲ '욱일승천'이라고 각인됐던 자리에 메꿔진 표시가 희미하게 보이고 그 위에 '승승장구'라는 글자가 각인돼 있다.

▲ 오는 21일 제막식을 앞두고 있는 전북 김제시 아리랑문학관 잔디광장에 세워진 벽골제 조형물.

[세계로컬신문 조주연 기자] 전북 김제시 아리랑문학관 잔디광장에서 오는 21일 벽골제 조형물 제막식이 예정된 가운데 당초 탑문에 '욱일승천'이란 표현이 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당초 탑문 사진에는 "그 역사, 뜻 깊어 김제지평선축제로 승화된 뒤 해마다 욱일승천하더니 마침내 우리나라 처음으로 5회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글로벌 육성축제로 큰 영광을 누렸습니다"라는 벽골제에 대한 표현이 각인돼 있었다.

현재 세워진 탑문의 '욱일승천'이란 단어가 자리 잡았던 곳은 메꾸어졌고 '승승장구'라는 글자가 그 곳에 각인돼 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욱일승천'은 '욱일'과 '승천'이 더해진 말로 '아침 해가 하늘에 떠오름, 또는 그런 기세'를 뜻한다.

국문학적으로만 해석하면 전혀 문제될 게 없지만 과거 일본 제국에서 이 말을 즐겨쓰며 친일 세력들이 일본을 치켜세울 때 이 말이 자주 등장하면서 우리나라 정서상 좀처럼 표현하지 않는 단어다. 

또 일본의 전범기를 '욱일승천기'라고 부르기도 하고 일부 국민들은 이 단어만으로도 거부감을 느끼기는 경우도 있다.

각인이 완료된 탑문은 지난 주 잔디광장에 도착했고 이후 '욱일승천'이란 표현의 적절성 논란이 일자 탑 건립 관계자 측이 급히 수정 각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욱일승천'이란 표현이 탑문에 각인돼 잔디광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은 해당 표현이 교정된 탑문 전문.

"국가사적 제111호 김제 벽골제는 면적 8940경 95부의 농수원이었습니다. 벼고을인 이곳에 둑을 쌓으면 흉년이 없다는 선인들의 혜안으로 일궈낸 성지입니다. 청룡 백호의 용맹, 단양낭자의 헌신적 사랑 설화 속에 모악산 상두산에서 흐르는 물 모아, 벼 한 포기, 쌀 한톨한톨의 자양분이 되게 하였습니다. 이 생명수와 수리 도작인들의 지혜가 김제 만경의 황금들녘을 만들어 냈고 농자천하지대본의 표본을 이뤄냈습니다. 그 역사, 뜻 깊어 김제지평선축제로 승화된 뒤 해마다 승승장구 하더니 마침내 우리나라 처음으로 5회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글로벌 육성축제로 큰 영광을 누렸습니다. 이를 영원토록 기리고 빛내고자 소설 아리랑의 배경인 죽산 출향인으로서 자랑스런 마음으로 이 탐을 세웁니다"

벽골제 조형물 건립 제막식은 오는 21일 오전 아리랑문학관 잔디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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