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무너지면 교육도 무너진다”... 안민석, ‘교사 중심 교육 대전환’ 공약

박진선 기자 / 2026-03-23 21:29:04
교직수당 40만원 인상·민원 교육청 전담, “교사가 다시 교실의 주인 돼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박진선 기자]

[세계로컬타임즈] 교권 회복은 교육의 시작이자 끝이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안민석 후보가 던진 이 한 문장은 현재 한국 교육이 처한 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교사의 권위와 자율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교실 현장에서는 수업보다 민원 대응이 더 큰 부담이 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안 후보는 이러한 현실을 두고 “세계 최고 수준의 교사들이 열정을 잃고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교사들은 학부모 민원, 아동학대 신고, 행정 업무 과중 등 복합적인 압박 속에서 직업적 자긍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어 안 후보는 이번 공약 발표를 통해 교권 회복을 단순한 선언이 아닌 ‘구조 개편’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안 후보가 내세운 첫 번째 해법은 교직 수당 인상이다. 현재 교직 수당은 2000년 이후 사실상 동결 상태로, 물가 상승과 사회적 책임 증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한, 교직 수당을 40만 원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급여 인상 차원을 넘어 교사의 전문성과 사회적 가치를 재정립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교육계에서는 이를 두고 “교사 사기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재정 확보가 관건”이라는 현실적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특히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구조적 난관이 존재하는 만큼, 실행력 여부가 향후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공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민원 처리 체계의 전면 개편이다. 안 후보는 “교사에게 민원이 직접 전달되는 구조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교육청이 민원을 전담 처리하고, 교사는 수업과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악성 민원으로 인해 교사가 경찰 조사까지 받는 상황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법적·행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보호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교육 현장에서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꼽히는 ‘민원 과부하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대책으로 평가된다. 현장 교사들은 “민원 대응이 줄어들면 수업의 질이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교권보호위원회 구조 개편도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안 후보는 교사 참여 비율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교사의 권리를 다루는 위원회에 교사가 절반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현장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강조했다.

아울러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한 교사의 부담 문제도 공약에 포함됐다. 현재 교사들은 안전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을 우려해 현장체험학습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교사 면책권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아동학대처벌법과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정서적 아동학대’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교사의 교육 행위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교실 내 지도 행위와 학대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경기도 교육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온 교원 부족 문제도 정면으로 다뤄졌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급 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교원 배치 기준이 적용돼 교사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안 후보는 수업 시수 상한제 도입과 함께 ‘경기도 맞춤형 교원 수급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앙정부 기준이 아닌 지역 실정에 맞는 인력 배치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고교학점제 운영과 관련해서도 행정·예산·인력 부담을 교육청이 직접 맡아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 회복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그리고 “의사나 판사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하듯 교사의 평가 전문성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 정책과 교과 과정 수립 과정에 교사 참여를 제도화하고, 평가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소통 구조 개선도 중요한 축이다. 안 후보는 교육감이 최소 월 1회, 가능하면 격주로 교사단체 대표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교원 단체 및 노조와의 상시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현장 의견이 배제된다는 기존 비판을 반영한 조치다.

마지막으로 안 후보는 교사의 정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안 통과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사의 정치 참여 제한은 오랜 논쟁거리였던 만큼, 이 공약은 교육을 넘어 사회적 권리 문제로 확장되는 의미를 갖는다.

안민석 후보의 공약은 단순한 교사 지원 정책을 넘어 교육 시스템 전반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핵심은 명확하다. ‘교사를 보호하고, 교사에게 권한을 돌려주며, 교육청이 책임지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다만 재정 확보, 법 개정, 중앙정부 협의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결국 이 공약의 성패는 실행력과 정치적 조정 능력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교권 문제는 더 이상 특정 집단의 요구가 아니라, 한국 교육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세계로컬타임즈 / 박진선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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