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농사 망친다” vs “더 열어야 녹조해결”

김수진 / 2017-06-12 09:46:37
4대강 보 수문개방에 ‘贊反’
농민-환경단체 엇갈린 반응…정부는 “농업용수 지장 없다”
누리꾼 “썩은강 살릴기회”…“물 귀한때 부적절” 논란

▲ 지난 2일 극심한 가뭄으로 갈라진 바닥을 드러낸 안성 마둔저수지의 모습. 저수율 1.5% 유효저수량 471톤에 불과한 상황으로 한국농어촌공사 측이 저수지 준설을 이달 30일까지 마무리해 가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 지난 1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에 위치한 낙동강의 강정고령보가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4대강 6개 보가 상시개방에 나선 가운데 이를 놓고 환경단체와 일부 농민 간 의견이 대립하고 있어 논란이다. <사진=한국수자원공사>

[세계로컬신문 김수진 기자] 지난 1일부터 4대강 6개 보가 상시 개방한 가운데 일부 농민과 환경단체 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최근 가뭄이 극심해지면서 수문 개방으로 농업용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보 개방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9일 4대강 보 상시개방 계획에서 농업용수 이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가뭄 속 농번기를 맞은 몇몇 농민들은 지금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수문 개방은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도 4대강 보 상시 개방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4일 한국당 지도부는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를 찾아 가뭄대책 현황을 보고 받으며 보 개방이 근시안적 해법이라고 비난했다.

정우택 한국당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보에 담아놓은 물을 이 가뭄에 흘려보내 농민들이 화가 났다”며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22조원을 들여 가뭄과 홍수 대책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황을 모르는 중앙 정부에 강력히 주장해 보의 물이 한 바가지도 흘러나가는 일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환경단체는 오히려 현재 보 상시 개방이 미비한 수준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4대강 보 상시개방은 가뭄에 따른 농업용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녹조 해결을 위해 방류를 지금보다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5일 논평을 내고 “나머지 10개보의 수문을 개방하고 전면개방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낙동강 유역 환경단체인 마창진환경연합은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그간 정부가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일시적으로 10개 보에 대해 추진했던 펄스형 방류보다 후퇴한 조치”이라며 “녹조개선 효과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보인다”고 지적하며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보를 완전 개방해야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보 상시 개방에 대해 찬성하는 시민들은 강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지했다.

누리꾼 @89k**는 “썩은 강에 다시 생명이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생태계 회복을 위해 정부와 전문가가 적극 나서달라”고 말했다.

반면, 개방 반대하는 시민들은 시기에 맞춰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 @sin******는 “요즘처럼 가뭄이 극심할 때에 물을 함부로 흘려보내는 건 농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가뭄으로 농사를 망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현재 상시 개방되고 있는 보는 낙동강의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합안보,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이며 이번 개방으로 낮아지는 수위는 강정고령보 1.25m, 달성보 0.5m, 합천창녕보 1m, 창녕함안보 0.2m, 공주보 0.2m, 죽산보 1m다.

국토교통부는 개방된 보와 인근한 농업용 양수장 60곳 모두 상시 개방 후에도 농업용수를 공급하는데 차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수변시설 이용에도 영향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방된 6개 보는 가뭄이 심한 경기 남부나 충남 서북부와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고 집수유역도 달라 농업가뭄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 보가 위치한 강의 본류에 물을 내려보내는 상류의 다목적댐 저수율이 양호한 상황(예년 대비 104%)이라며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수진

김수진

뉴스, ESG, 지방자치, 피플, 오피니언, 포토뉴스등 기사제공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