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도권을 쥐겠다는 글로벌 대전이 뜨겁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쩐의 전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연초 올해 275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TSMC에 이어 인텔이 사업 진출을 공식화함으로써 갈 길 바쁜 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에 강력한 경쟁업체가 등장한 것이다.
한데 우리의 현실은 어둡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 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 1월 18일 법정 구속되면서 삼성은 총수 장기 공백이라는 불확실성을 맞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투자 규모를 280억 달러로 예상하며, TSMC보다 약 5억 달러가량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부터 인수합병(M&A)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리더십 부재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굴지의 글로벌 기업 삼성그룹이 리더십 위기에 놓인 건 국가경제에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어 경제단체장과 지자체장 등이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정부에 건의해 주목되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1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다.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 대기업 유치를 추진해온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도 이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당국은 이 부회장 조기 사면을 긍정 검토하길 바란다. 이 부회장의 부재가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위기론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삼성이 신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 등은 우리 정부가 적극 육성하려는 미래 신사업 분야들이다.
지금의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기 위해선 이재용 부회장이 하루빨리 경영에 전념토록 기회를 주는 게 온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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