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정신없이 바쁜데, 한가하게 스마트폰 만지작
“이쯤이면 황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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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김제시 한 행정복지센터가 직불금 신청 등으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된 퇴직공무원이 여유롭게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조주연 기자] 전북 김제시가 공고없이 퇴직공무원들을 기간제근로자로 채용한 것과 관련해 “절차 상 문제없다”고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근무 특혜(?)를 받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본지 카메라에 포착됐다. “황제 근로 의혹”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김제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9명이 기간제근로자 신분으로 첫 출근한 지난 12일, 그들이 근무한다는 김제시 읍·면·동행정복지센터 중 한 곳인 공OO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이 곳을 방문하기 전 9명의 근무현황을 김제시 인사관리 관계자에게 확인했고 취재진은 “9명 모두 정상 근무 중”이라는 답을 들었다.
기자는 1시간 가까이 공OO 행정복지센터안에 머물렀지만 근무하고 있다던 A씨는 만날 수 없었다.
기다리다 못해 공OO 행정복지센터 관계자에게 A씨의 행방을 물었더니 대답은 뜻 밖이였다. “오전에 근무하고 퇴근했다”는 것.
곧바로 김제시 인사관리 관계자에 다시 9명의 근무현황을 확인했고 “9명 모두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앞선 같은 대답을 들었다.
근무하고 있다던 기간제근로자(퇴직공무원)는 오전만 근무 하고 집에 갔는데 인사관리자는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는 상황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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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된 퇴직공무원이 오전만 근무하고 퇴근했다. |
공OO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출근은 했는데 오늘은 가시라고 했다. 점심드시고 가셨는데 컴퓨터 랑 와야 된다. 인사계에서 결원 자리에 앉히라고 이야기 했는데 결원 자리에 예상치 못하게 공익이 왔다. 컴퓨터, 전화기도 다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대체로 퇴직공무원(A 계장)이 올 것이라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고 이 같은 내용은 지난 9일 알았다”고 말했다.
김제시청에서 행정보조인력과 행정지원업무 등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청년 K씨에게 ‘근무 첫 날 오전만 근무하고 퇴근하느냐’고 묻자 “그런적 없다. 그리고 이것 저것 행정보조업무 종류가 수도 없는데 오전에 퇴근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오히려 따져 물었다.
근무 편의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13일 오후, 이번엔 백OO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민원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출입명부를 작성 하지 않는 출입자를 확인할 인력도 부족해 보였다.
20여분을 머물며 지켜보던 중 주머니에 손을 꼽은 한 남성이 여유롭게 행정복지센터 안으로 들어섰고 내부 소파에 앉았다.
이후 20여분 동안 지켜 본 그의 모습은 직불금 신청 등으로 몰려든 주민들로 인해 분주한 민원 창구 직원들의 처지와는 전혀 다르게 주머니에 손을 꼽고 두리번 거리거나 책상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는게 전부였다.
그는 행정보조인력 기간제근로자로 출근한지 이틀 된 김제시 퇴직공무원 B씨였다.
방역수칙을 챙길 인력조차 부족해 보이는 행정복지센터 사정과는 다르게 너무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그는 간부급(?)으로 비춰졌다.
퇴직공무원들이 배치된 9개 읍·면·동행정복지센터 중 한 곳에서 일하는 공무원 김 모씨는 “얼마 전까지 ‘계장님’이라고 불렀던 분에게 어떻게 기존 행정보조인력에게 지시하던 일을 시킬 수 있겠냐”며 “기자님 같으면 10년 넘게 상사로 모셨던 사람에게 잔업무를 지시하는게 쉽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행정복지센터 근무자 최 모씨는 ‘업무 지시가 힘드냐?’고 묻자 “도움을 받아요. 하지만 선배이고 아무래도 저희가 할수 있는 것은 하고... 그렇다고 막 해달라고 못 할 수 밖에...”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노하우는 도움 되지만, 일을 막 시키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상전을 모신다”는 일각의 우려가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황제 근로’라는 해석을 전했다.
한편 김제시는 공고 없이 행정보조인력 9명을 퇴직공무원으로 채용해 “공개채용으로 청년 등에게도 균등한 기회를 줬어야 한다”는 지적과 “행정지원업무 특성상 과거 자신의 직장상사에게 업무지시를 내리기 어렵다”는 반말을 사고 있다.




